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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 - 대전:인천 리뷰

POSTED By 퍼블 (사진출처 : 대전시티즌 홈페이지 김장헌님)

전 시티즌은 지난 3월19일 컵대회에서 전북을 상대로 시즌 첫승을 기록한 이후 전남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였습니다. 비록 전남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전북전에서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전남의 파상공세 속에서 먼저 선취점을 내주고 동점골을 뽑아 승점1점을 챙겼다는 것은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해줄만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랬기에 4월 6일 인천과의 경기에서도 그다지 나쁜 분위기로 경기가 진행되진 않을거란 생각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승부는 양팀 득점 없이 0:0으로 비기고 말았습니다만 대전으로선 너무나 아쉬운 한판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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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만 다른팀 팬이나, 다른 축구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전에도 항상 이야기 하듯 경기 내용만 놓고 본다면 인천은 참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너무 많이 드러눕는 것만 빼고 말입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그다지 좋은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3연승을 거두며 1위를 질주하는 좋은 분위기였던데다 대전의 인천전 역대 전적에서도 3승 2무 6패로 밀릴만큼 인천은 대전에게는 약간 벅찬 느낌을 주는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휘슬이 울리고 시작된 경기의 양상은 이러한 우려를 날려버릴만큼 대전에겐 너무나 아쉬운 한판이었습니다.


1. 어라? 고종수는?
경 기 시작전 항상 좋은 영상을 찍어주는 중도일보의 상진형님을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도중 고종수가 나오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형님의 말로는 부상때문이라고 했는데 갑작스레 왠 부상인가 싶으면서도 고종수가 빠진 대전의 축구가 어떤식으로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되었습니다.

선발 포메이션은 최은성 골키퍼를 중심으로
수비라인은 우승제 -- 김형일 -- 이동원 -- 주승진
허리라인은 이성운 -- 김용태 -- 이여성
공격라인은 에드손 -- 에릭 -- 박성호가 위치하였습니다.
역 시 예상했던대로 고종수의 자리는 김용태로 대신하였고 이성운을 허리라인으로 끌어올려 이여성과 함께 김용태를 받쳐주도록 했습니다. 대신 이성운이 주로 출전했던 오른쪽 풀백의 자리는 올시즌 포지션 변경을 시도한 우승제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첫 선발 출전인 에릭 선수와 단기 계약으로 대전의 유니폼을 입은 에드손의 데뷔전이라는 것도 눈에 띄었구요.

2. 야, 빡빡이랑 7번밖이 제일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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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내내 저는 일반석에서 경기를 관람하였습니다.
물론 전 골대뒤를 좋아합니다. 스트레스를 풀기에도 좋고 저 스스로도 섭팅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길 즐기거든요.
하 지만 솔직히 말하면 서포터가 아닌 일반관중들 사이에서 그들의 응원과 탄식,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면 모르는 아저씨들과도 어느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함께 웃기도 하며 경기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기도 하거든요.
무튼, 인천과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보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단어는 바로 "빡빡이" 와 "7번" 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빡빡이는 김형일 선수를 말하는 것이고 7번은 김용태 선수를 말하는 것이지요.
그만큼 두 선수는 많은 사람들에 눈에 띌만큼 좋은 모습, 그리고 열심히 많이 뛰었습니다.

김 형일 선수의 경우 전반 내내 수비라인을 조절하고 지시하느라 목이 쉬지 않을까 걱정될만큼 계속 파이팅을 외치더군요. 그 모습이 관중들에겐 참 대견하고 멋있게 보였을겁니다. 게다가 라돈치치를 중심으로 한 인천의 공격을 계속해서 멋지게 막아내고 있으니 대전의 귀염둥이가 된 것이죠.
그리고 김용태 선수는 대전의 13명의 선수중 가장 많이 뛰고 열심히 뛰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전과는 다르게 공격에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골에 욕심을 보이는 모습도 좋아보였구요. 하지만 찬스에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능력만 좀 더 보완한다면 어쩌면 김형일과 함께 대전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여겨집니다.

3. 고종수의 빈자리는 없다
물 론 대전과 인천과의 경기에서 보여진 인천의 플레이는 과연 저팀이 어떻게 1위를 달리고 있는지 의심이 될만큼 상당히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지만 골이 터지지 않아서 그렇지 개막 이후 펼친 5번의 대전 경기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됩니다.
빠른 템포로 공격을 이끌어가고 특정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함께 풀어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솔직히 고종수의 패싱이 가끔 좋은 모습으로 이어지기는 합니다만 고종수라는 특정 선수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려다보니 템포가 많이 느리고 답답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예 전 이관우가 수원으로 이적을 하고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걱정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것처럼 고종수의 결장으로 인한 플레이의 변화가 오히려 더욱 긍정적으로 보여졌고 관중들에게 재미를 주는 축구를 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경기후 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공수 템포를 조절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고 그에 대해 고종수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말을 하였는데 제 판단으로는 고종수가 출전하였다면 이런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과연 고종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찬스들을 살리지 못했던 것일까요? 오히려 고종수가 없었기에 그동안의 플레이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찬스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4. 나름 성공적인 허리라인
김용태 선수는 그동안의 경기에서 공격수로 나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인천과의 경기에서는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공격수들을 받쳐주면서 기회를 틈타 본인이 공격을 시도하는들 상당히 많은 양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첫 출전이었던 에드손 선수와의 적절한 위치 변경과 스위칭을 자주 시도하며 좀 더 역동적인 모습을 이끌어낸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구요.
그 리고 이여성과 이성운을 좌우로 배치하며 함께 압박을 시도하며 좀 더 공격적인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다른때와는 다르게 좌우 풀백인 주승진과 우승제가 좀 더 적극적인 압박과 공격가담으로 인천을 압박하였구요.

덕분에 뒷공간이 뚫리며 단번에 인천의 공격이 대전의 수비진 사이로 뚫고 들어오는 불안한 장면이 많이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판단할 땐 미드필드 지역의 압박이 이날 경기 분위기에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자 꾸 고종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만 고종수가 경기에 나서는 경우는 고종수 한사람에게 허리지역을 맡겨놓는 듯한 모습으로 수비쪽 미들과 공격라인 사이는 상당히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였던데 반해 이날은 상당히 역동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모습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대전으로선 이날의 허리라인의 움직임을 잊지말고 기억하여 좀 더 완성도 높은 플레이로 만들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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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에드손 - 우측:에릭


5. 에릭 그리고 에드손
이날 경기에선 대전이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가 모두 선발 출장을 하였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에릭과 에드손인데요 이 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솔직히 잠시 뒤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날 두 선수의 모습에서 별다른 나쁜점이나 단점을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하 지만 저를 아시는 분들은 아실테지만 그동안 계속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항상 관대한 평가를 해왔기 때문에 어쩌면 단점을 보고도 에릭의 부상이후 복귀, 그리고 에드손의 K리그 첫 출장이라는 것을 핑계로 그냥 넘어간 것이 아닌가 하고 저 스스로를 의심해보게 됩니다.^^

그냥 두 선수에 대해 한마디씩만 코멘트를 해보자면..
에릭의 경우 부상회복만 완전하게 되고 경기감각만 살려놓는다면 적어도 대박은 아니어도 중박 이상의 활약은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에드손 선수의 경우 국내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 K리그 첫출전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그정도면 잘했다고 생각됩니다.
두선수 모두 5월이 지나고 날이 더워지면 슬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되네요.

6. 대전은 김용태, 인천은 라돈치치
개인적으로 이날 각팀의 MOM(Man Of Match)을 꼽으라면 대전의 김용태와 인천의 라돈치치라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대 전의 경우 김형일 선수의 수비와 파이팅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솔직히 김형일 선수에게도 무게가 상당했지만 전체적인 경기 분위기와 상황을 봤을 땐 김용태의 활발한 움직임이 조금은 더 작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몇명의 선수를 함께 뽑을 수 있었다면 김용태와 함께 김형일, 최은성 선수를 뽑았을겁니다.

인천의 경우는 이날 경기에서 라돈치치 선수밖에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나마 보였던 것은 김이섭 선수와 보르코 선수였는데 라돈치치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활약이었을 뿐이었습니다.
라돈치치는 예전보다 더욱 좋아진 플레이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작년 시즌의 데얀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될만큼 무서운 선수로 탈바꿈을 한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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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에 밝혔듯 인천과의 경기는 상당히 부담스럽고 불안한 경기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고종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진행했던 대전이었기에 고종수의 결장 소식은 살짝 걱정을 하게 만들기도 하였구요.
비록 인천의 플레이가 정상적이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고종수가 빠진 대전이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이런 경기력이었다면 인천은 꼭 잡았어야 했습니다.
1 위를 달리는 팀을 잡고 시즌 첫승 신고를 한 이후 언론에서 자꾸 고종수를 추켜세우는 판에 고종수 없이 더 좋은 플레이를 한 것으로 선수들은 모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을테고 전남전때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전북전부터 시작한 분위기에 나름대로 탄력을 줄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음 상대는 작년 챔피언인 포항입니다.
분명 부담스러운 상대이긴 합니다만 작년 후반기 3골차 승리를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요즘 포항의 부진한 모습을 놓치지말고 인천전때와 같은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어렵지만은 않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날 대전팬들에겐 반가운 이름인 데닐손과 장현규 선수와 처음으로 재회하는 날이 되기도 하겠네요.
첫승따위는 언제 해도 상관 없습니다.
부디 좋은 모습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그 결과는 언제나 보상을 해줄 것이니까요.
느긋하게 기다리며 응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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